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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 : http://www.joseilbo.com/news/htmls/2015/...69670.html 

배관공이 유망한 미래직업이라는데, 현실과의 간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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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도 : 2015.08.25 15:53
  • 수정 : 2015.08.25 15:53
자동화·기계화로 대체하기 어려운 직종
한국 현실은 암담하지만 숙련육체노동의 미래 밝은 편


작년 11월 미국 뉴욕시장을 지낸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가 “괜히 돈들여서 하버드대 갈 생각을 말고 배관공이 돼라”는 조언을 해 사회적으로 큰 이목을 끌었다.
미국 하버드대 연간 학비가 5만~6만달러인데 비해 배관공이 되면 연 수입이 7만~8만달러가 되니 그럴싸한 얘기다. 특히 뉴욕시 소속 배관공무원은 연봉이 20만달러(초과근무수당 포함)에 이른다니 더 할 말이 없다.
미국 내 세간의 인식이나 미국드라마(일명 미드)가 풍기는 이미지도 그러하여 육체노동을 주로 하는 배관공은 근육질의 섹시남에 안정적인 수입까지 갖춘 ‘훈남’으로 각인되고 있다. 미국 직업교육기관 ‘시티앤드길즈’가 2014년 학부모 3500명을 대상으로 자녀에게 취업을 권하고 싶은 업종(전공)을 조사한 결과 57%(복수응답)가 1위로 배관공을 추천했다고 한다.

실제로 필자 사무실의 싱크대 배수관이 소량 누수돼 아는 배관공에게 전화를 걸어도 6개월째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일감이 많은 데다 기껏해야 수만원 출장비 정도 밖에 챙기지 못할 건이라 짐작되니 ‘부재중 전화’ 기록이 남아도 콧방귀도 뀌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소량의 물이 배출될 경우엔 사무실에서, 다량의 배수가 필요한 세척작업은 공용화장실에서 처리하고 있다.

2012년초 막 창업해 싱크대를 놓고 배수공사를 하는데 당시 60대 후반의 배관공 할아버지는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내가 행색이 이래도 집이 세 채야. 아들이 쥐꼬리만한 월급받고 넥타이 매고 다니기에 배관일 배우라고 해도 흙먼지 마시며 차가운 바닥에서 일하기 싫다고 쳐다도 안 봐”라고 얘기했다. 이 연로한 배관공은 상하수도 연결은 물론 보일러공사까지 하루에 최소 30만원 이상 번다고 자랑했다.

그 후 며칠 지나 사무실 공사 마무리 차원에서 철물점에 몇가지 소품을 사러갔더니 40대 초반의 철물점 주인은 내게 ‘어디 취직할 데 없느냐.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대뜸 말을 건넸다. 그동안 두어 번의 면식 밖에 없는데 이런 말이 나오니 약간 당황스러웠다. 그래서 며칠 전 들은 대로 ‘배관일 배우시면 하루에 30만원은 벌겠던대요’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이 주인은 그런 일은 배우기도 힘들고, 덥고 춥고 더럽고 습한 데에서 일해야 하니깐 괴롭고, 막상 일거리도 꾸준하지 않다며 고개를 저었다. 필자는 내심 ‘배가 덜 고픈가보다’하고 말았다. 

블룸버그가 배관공을 추천한 것은 가장 적은 투자에 가장 확실한 소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배관은 로봇이나 기계화된 공정으로 대체할 수 없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음새가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물이나 가스가 새고 이는 대형사고나 하자보수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따라서 보수에 비례한 리스크도 큰 셈이다.
또 미국의 경우 배관공 노조가 강성해서 배관에 드는 용역비가 높게 책정된다고 한다. 반면 웬만해선 기술이 있어도 노조에 들어가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한다.

아무리 요즘 젊은이들이 육체노동을 싫어한다고 해도 배관공을 하지 않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가 배관 일감의 상당 부분을 맡고 있고, 대다수가 비정규직이어서 보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배관공은 또 대체로 불법 하도급으로 지위도 불안정하고 산업재해에 쉽게 노출돼 있다. 더욱이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하위 노동자계급의 인건비는 거의 정체 상태인 것도 이런 핵심요인 중 하나일 것이다.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54% 정도)을 넘고 있다. 임금노동자 기준으로도 전체 노동자의 절반 가량이 200만원 이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각광받는 블루칼라로는 승강기설치·보수기사, 전기·통신기사, 보일러기사,시멘트타설공, 목수, 자동차정비공, 중장비운전기사, 용접공 등이 있다. 기술만 있으면 결코 굶어죽지 않고 오히려 미국인 평균보다 잘 살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필자 주위의 탁가이버(별명)는 웬만한 컴퓨터 수리, 배관, 경리, 전기·통신 배선, 운전, 도배 등 못하는 게 없는 데 사는 게 늘 곤궁하다. 물론 뭐하나 제대로 숙련된 게 없다고 볼 수도 있지만 선진국의 개념에선 훌륭한 만능기술자인데도 말이다. 옛말에 ‘열두 가지 재주 가진 놈치고 조석거리(끼니) 걱정 안하는 법 없다’는 말처럼 한가지 재주가 출중한 게 낫기 때문일까? ‘핵심과 집중’이라는 경영학 이론이 지극히 타당한 탓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기술을 가진 빈자들이 살기가 막막한 것은 분명 우리사회에 문제가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결국 블룸버그의 말은 점차 기계화돼가는 세상에서 배관공은 그나마 컴퓨터나 기계화의 영향을 덜 받는 안정적인 직종이므로 현재도 인기이고 앞으로도 당분간 세상풍파를 타지 않을 직종이니 한번 택해보라는 권유로 해석된다.
한편 미국의 세계적 투자가 짐 로저스는 “농업은 미래의 최고 유망산업이고, 수익을 가장 많이 낼 수 있는 직업은 농부”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다들 ‘웰빙’‘오르가닉’ 운운하면서 ‘먹방’과 ‘셰프’에 열광하는 것을 보면 틀린 말도 아닐 듯하다. 하지만 산지에선 헐값인 농산물 가격이나 무더위와 모기, 풀독에 시달리가며 농사일을 해본 경험을 염두에 둔다면 딱히 이런 게 과연 혜안일까하고 의심스러울 것이다. 과연 합리적인 경영마인드로 무장한 젊은이들이 농업에 진출하면 과연 대박이 날까. 대박은 고사하고라도 가족생계를 꾸려나갈 수는 있는 것인가.
앞으로 블루칼라 인건비가 높아질 것이니 미래를 위해 전원주택을 짓거나 인프라를 구축하려면 빨리 서둘라는 조언도 많다. 지금 나이든 50~70대가 은퇴하면 아무도 이런 일자리를 거들떠보지 않아 블루칼라의 희소가치나 노동가치가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장이’라는 이름으로 무시당한 블루칼라가 10여년이 지난 후 빛을 볼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처럼 경제적 곤궁과 사회적 홀대 속에서 지낼까. 딱 한가지 틀리지 않는 것은 지금 우리 세대는 정보과잉에 지식인 행세하는 헛똑똑이 투성이고, 이를 뒷받침하는 육체노동은 빈약한 다리 같다는 사실.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조화는 삶을 풍부하게 해주고 궁극적인 안락을 가져다 준다는 것. 기계화와 정보화로 중산층이 차지하던 일자리는 점차 귀해지고, 중산층의 두께는 점점 얇아지고 있다. 이만하면 대안이 나올 것도 같은데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이또한 허망한게 될까 두렵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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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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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

2015.10.17 04:47:05
*.117.131.254

한국에서는 화이트칼라만이 최우선 직종이고 블루칼라 직종은 살기 어려운세상입니다.

험한 직종일수록 먹고 살기 힘들고 임금도 적은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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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정

2015.10.18 11:23:21
*.177.120.56

가진자들의 횡포도 오늘날의 현실에 일조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적인 부를 가진자들은 제쳐놓더라도

쥐꼬리만한 권력이라도 가진자들의 횡포가 도를 넘은것이 현실입니다.


본문에서 나열한것처럼  ...미국의 경우 배관공 노조가 강성해서 배관에 드는 용역비가 높게 책정된다고 한다. 반면 웬만해선 기술이 있어도 노조에 들어가는 진입장벽이 높다고 한다. ...


우리의 현실도

노조라는 권력을 가진자들의 경영간섭, 진입장벽등 폐해가 날로 더해져가고 있습니다.

노조가 속한 기업이 망해서 없어진다면 어디서 그런 권력을 누릴지는 모르겠지만

제동장치가 고장난 달리는 기차와 같은 형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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겜비노

2015.11.08 00:02:11
*.228.112.219

우리나라가 문제가 많은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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